
AI 시대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종이, 손으로 짜내는 전통의 숨결첨단 기술이 종이 없는 디지털 세상을 지향하는 시대다. 종이 문서 대신 태블릿이 책을 대체하고, 수작업 기록은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인쇄용 종이는 수천 톤씩 공장에서 빠르게 쏟아지고, 디자인까지 인공지능이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런 시대에도, ‘손으로 종이를 꼬아 공예품을 짜는 사람’이 있다. 경상북도 안동의 작은 공방에서 40년 넘게 전통 장지를 다루며 지승공예를 이어가고 있는 67세 박인숙 장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지승공예(紙繩工藝)는 한지(韓紙)를 꼬아 끈을 만든 후, 그 끈으로 다양한 생활용품과 장식품을 엮어내는 한국의 전통 공예 기술이다. 박 장인은 종이 한 장을 직접 뜨는 일부터 시작한다. "공장에서 나온 종이는 기계가 찍어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