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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도 살아남은 수공업 직업군: 전통 장지 만드는 지승공예 장인

AI 시대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종이, 손으로 짜내는 전통의 숨결첨단 기술이 종이 없는 디지털 세상을 지향하는 시대다. 종이 문서 대신 태블릿이 책을 대체하고, 수작업 기록은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인쇄용 종이는 수천 톤씩 공장에서 빠르게 쏟아지고, 디자인까지 인공지능이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런 시대에도, ‘손으로 종이를 꼬아 공예품을 짜는 사람’이 있다. 경상북도 안동의 작은 공방에서 40년 넘게 전통 장지를 다루며 지승공예를 이어가고 있는 67세 박인숙 장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지승공예(紙繩工藝)는 한지(韓紙)를 꼬아 끈을 만든 후, 그 끈으로 다양한 생활용품과 장식품을 엮어내는 한국의 전통 공예 기술이다. 박 장인은 종이 한 장을 직접 뜨는 일부터 시작한다. "공장에서 나온 종이는 기계가 찍어낸..

AI 시대에도 살아남은 수공업 직업군: 수제 가죽 공예 1인 브랜드의 생존기

AI가 지갑을 디자인하는 시대, 손으로 가죽을 자르는 한 사람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패션 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AI는 가죽 제품의 디자인을 빠르게 시각화하고, 공장은 그 설계를 바탕으로 수천 개의 제품을 하루 만에 찍어낸다. 정교하게 압착된 수, 절대 흐트러짐 없는 재단, 완벽한 균형을 자랑하는 마감은 인간의 손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그러나 서울 성수동의 한 소형 공방, 3평 남짓한 공간에서 여전히 손으로 가죽을 자르고 바느질하며 지갑을 만드는 한 남자가 있다. 36세 김선호 씨는 1인 수제 가죽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그는 디자인부터 재단, 봉제, 포장, 출고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한다. 하루에 지갑을 두세 개밖에 만들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는 말한다. “제 제품은 절대 똑같지 않아요. 가죽의 결도..

AI 시대에도 살아남은 수공업 직업군: 대나무 바구니 장인의 손끝 이야기

기계가 짜지 못하는 감각, 손으로 짜야 살아나는 대나무디지털 자동화 기술이 일상화되면서 바구니조차도 기계로 뽑아내는 시대가 되었다. 동일한 패턴과 규격, 빠른 생산 속도, 낮은 원가로 쏟아져 나오는 바구니는 이미 대형 마트의 일상적인 소비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전라남도 담양의 한 작은 마을에는 여전히 손으로 대나무를 엮어 바구니를 짜는 장인이 있다. 올해로 68세인 이정복 장인은 50년 넘게 오직 대나무 바구니 하나만을 만들어왔다.그의 작업장은 특별한 것 없는 흙벽돌 집이다. 집 앞마당에는 대나무를 삶는 커다란 가마솥과, 말린 대나무를 쌓아놓은 작업대, 도구가 걸린 선반이 있다. 대나무를 손질하는 도구는 모두 그의 손에 맞춰 다듬어진 것들이다. 기계는 없다. 바구니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