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5 3

AI 시대에도 살아남은 수공업 직업군: 나무 장난감 만드는 70세 노장 이야기

디지털 장난감의 홍수 속, 나무로 상상력을 만드는 사람요즘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쥔다. 디지털 장난감, 학습 로봇, AI 인형이 아이의 친구가 되고, 부모들은 교육 효과와 기능성을 우선한다. 그런 시대에 ‘나무 장난감’이라고 하면, 오래되고 불편하다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경기도 양평의 작은 마을 공방에는 여전히 손으로 장난감을 만드는 70세 노장이 있다. 이름은 김호섭. 그는 35년 넘게 나무 장난감을 만들어 온 사람이다.그의 공방은 소박하다. 나무 냄새가 가득한 실내에는 작은 기계 몇 대와 오래된 도구들, 그리고 완성된 나무 장난감이 정갈하게 진열돼 있다. 기차, 병정, 미끄럼틀, 퍼즐, 블록, 자동차 등 모두 나무로 만든 장난감이다. “요즘 장난감은 말도 하고, 음악도 ..

AI 시대에도 살아남은 수공업 직업군: 금속공예 수업을 20년째 운영하는 기술자

기계보다 사람의 손이 먼저인 교실서울 종로구의 한 예술 공방 골목, 유리문 너머로 불꽃이 튄다. 작은 송풍기와 버너, 금속판, 망치 소리가 이어지는 이곳은 장정수 기술자가 20년째 금속공예 수업을 운영하는 작업장이자 교실이다. 대학교나 문화센터가 아닌, 실제 공방 내부에서 배우는 수업은 드물다. 그는 “기술은 책에서 배울 수 없어요. 손으로 배워야죠”라고 말한다.장정수 씨는 올해 61세. 1980년대 후반부터 금속공예를 시작해 90년대엔 브랜드 장신구 납품을 하던 실무자였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학생을 받기 시작해 지금은 연간 200명 가까운 수강생이 이 공방을 거쳐 간다. 대부분 비전공자며, 순수하게 '금속을 다뤄보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다. 그는 기계가 대신하지 못할 손기술의 본질을 가르친다. “..

AI 시대에도 살아남은 수공업 직업군: 구두 수선 장인의 하루 밀착 인터뷰

하루 종일 구두를 마주하는 손, 기계보다 오래된 기억서울 을지로 골목 한편, 대형 백화점 뒤편의 오래된 지하상가. 사람들의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이곳에는 매일 수십 켤레의 구두가 오가는 작은 작업장이 있다. ‘명신 구두수선’. 낡은 간판 아래에는 45년째 이 자리를 지켜온 박용채 장인이 있다. 올해 68세인 그는 여전히 매일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구두를 닦고, 꿰매고, 밑창을 교체하며 하루를 시작한다.요즘 시대에 구두를 고쳐 신는다는 것 자체가 드문 일처럼 느껴진다. 패스트패션이 보편화되고, 수선보다 새것이 더 싸고 빠르게 구할 수 있는 지금, 박 장인은 여전히 “신발은 고쳐 신는 물건”이라고 말한다. “신발은 발에 맞춰진 도구예요. 한 번 길든 구두는 새 구두보다 더 편하죠.” 그는 고객의 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