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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도 살아남은 수공업 직업군: 수제 도장 파는 가게의 살아있는 역사

기계 각인 시대에도 손으로 글자를 새기는 이유서울 종로3가 낙원상가 인근, 빽빽한 간판과 LED 전광판 틈 사이로 눈에 띄는 작은 상점 하나가 있다. ‘삼덕인방(三德印房)’. 이 간판은 수십 년째 같은 자리에 붙어 있고, 유리문 안에는 손때 묻은 작업대와 붉은 인주, 칼, 붓, 그리고 도장들이 정갈하게 정리돼 있다. 77세 김남호 장인이 이곳에서 50년 넘게 도장을 새기며 살아왔다.요즘은 대부분의 도장이 컴퓨터 각인기로 찍어 나온다. 도안도 AI가 자동으로 만들어주고, 기계는 몇 초 만에 글자를 조각해 낸다. 하지만 김 장인은 여전히 손으로 도장을 새긴다. “기계는 예쁘게는 잘해요. 근데 멋은 없어요. 글자가 살아 있으려면 손맛이 있어야 해요.” 그는 나무, 소뿔, 옥, 백 동, 사파이어 등 다양한 재질..

AI 시대에도 살아남은 수공업 직업군: 손바느질로 만든 한 땀의 아름다움

빠름이 미덕인 시대에 느림을 선택한 한 사람2025년 현재, 패션산업은 완전히 자동화되어 있다. 원단이 자동 재단되고, 바느질은 로봇 팔이 담당한다. AI는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디자인을 생성하고, 공장은 수백 벌의 옷을 단 몇 시간 만에 생산해 낸다. 하지만 그런 시대에도, 서울 마포구의 한 오래된 주택가에서는 하루 종일 ‘사각사각’ 실을 꿰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64세의 박해선 장인이 운영하는 작은 손바느질 공방, 그곳에서 그는 지금도 한 땀 한 땀 옷을 짓는다.그는 30년 넘게 손바느질만을 해온 장인이다. 미싱 한 대 없이 모든 옷을 바늘과 실, 손가락의 압력으로 만들어낸다. "사람한테 맞춘 옷은 기계가 만들 수 없어요. 사람 손은 실의 긴장감도 조절하고, 그 사람 몸에 맞는 흐름도 기억하죠...

AI 시대에도 살아남은 수공업 직업군: 유리 공예로 생계를 잇는 청년 장인

기계보다 불을 가까이 두는 젊은 손, 유리와 마주한 인생경기도 파주의 한 오래된 창고. 외부는 아무 표시도 없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금세 공방 특유의 뜨거운 공기와 섬세한 도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33세 이지훈 씨가 유리 공예로 하루를 시작하고 끝내는 공간이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공방에 들어가 유리 공예를 배우기 위해 시작했고, 어느덧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리와 함께 살아왔다.AI가 예술 작품을 디자인하고, 자동 유리 성형 기계가 투명한 잔을 뽑아내는 시대. 그러나 그는 여전히 1,100도의 불 앞에 서서 유리를 불고 늘리고 굳히는 수작업을 고수한다. “유리는 살아 있는 재료예요. 손이 흔들리면 형태가 달라지고, 숨이 급하면 깨져요. 기계는 그걸 느끼지 못하죠.” 이지훈 씨는 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