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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도 살아남은 수공업 직업군: 인두화로 그리는 전통 민화 장인 인터뷰

나무에 불로 새긴 그림, 시간보다 느린 예술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골목 안쪽, 나무 타는 냄새가 퍼지는 한 작업실. 낡은 목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은한 향과 함께 눈에 띄는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나무 민화 작품들이다. 그리고 그 앞에서 인두를 쥐고 작업에 몰두한 이는 71세의 민화 장인 이성우 씨. 그는 나무판 위에 인두로 그림을 그리는 '인두화(印頭畵)' 기법으로 전통 민화를 재현하고, 다시 창조하는 작가이자 기술자다.요즘 시대, 디지털 드로잉과 AI 일러스트레이터가 이미 화단의 중심을 차지한 지 오래다. 몇 초 만에 민화 스타일의 이미지도 출력되는 지금, 불을 이용해 하나하나 선을 태우는 작업은 너무도 오래되고 비효율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성우 장인은 말한다. “민화는 단순히 이미지를 옮기..

AI 시대에도 살아남은 수공업 직업군: 오르골을 직접 조립하는 기술자의 일상

기계음보다 정교한 손끝에서 태어나는 소리서울 마포구의 오래된 건물 2층. 간판도 없는 그 공간에서 맑은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한 음, 한 음이 마치 사람 손끝에서 튕겨 나온 듯, 온기와 울림을 머금고 있다. 이곳은 41세 기술자 윤지환 씨가 운영하는 수제 오르골 공방이다. 그는 지금도 모든 오르골을 손으로 조립하고, 음 하나하나의 울림을 귀로 조율하며 하루를 보낸다.오르골은 더 이상 대중적인 물건은 아니다. 디지털 음악이 손쉽게 소비되고, AI 작곡 기술이 등장한 오늘날, 오르골의 존재는 낡은 감성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윤지환 씨는 말한다. “오르골은 단순한 음악 장치가 아니에요. 기계 안의 시간, 감정, 기억이 들어 있어요. 손으로 만드는 건 그 감정을 조율하는 일이죠.” 그는 직접 금속 실린더..